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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굴뚝청소부를 떠올리며>

며칠 전 라디오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영국에서 최근 굴뚝청소부의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이었지요.

겨울 추위가 길어지면서 난방비 부담이 커졌고, 사람들은 다시 불을 지피는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굴뚝 내부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을 가진 굴뚝청소부의 역할이 다시 필요해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한때 산업화와 중앙 난방 시스템의 보급으로 거의 사라졌다고 여겨졌던 직업이, 환경이 바뀌자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교육 현장에 있는 제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퇴근길, 책상 위 달력을 한 장 넘기다 2월을 가리키는 페이지에서 굴뚝청소부 인형 그림과 함께 짧은 설명을 보게 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굴뚝청소부가 행운의 상징이다.”

이 문장을 보며 자연스럽게 우리의 교육 현장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학습에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 시기가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쓸모없어 보이고, 쉽게 밀려나기 쉬운 배움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달라지면, 

 

그 배움은 전혀 다른 얼굴로 다시 필요해집니다. 

지금은 불필요해 보이는 사고력, 느리게 쌓이는 기본기, 당장 점수로 환산되지 않는 태도와 습관들 역시 그렇습니다.

굴뚝청소부라는 직업이 다시 불려 나온 것처럼, 교육에서도 한때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가치들은 결국 돌아옵니다. 

유럽 사람들이 굴뚝청소부 인형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이유도, 어쩌면 이와 닿아 있을 것입니다.

위험한 일을 묵묵히 해내던 존재에 대한 신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책임지던 역할에 대한 존중 말입니다.

아이들의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보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뎌내는 과정에 더 가까운 일이 많습니다. 

지금은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훗날 반드시 필요해질 시간들.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가치들은 언제나 각자의 자리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조용해 보이는 지금의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반드시 다시 불려 나올 것이라 믿으며 2월을 시작합니다.